각종 뉴스

'전당원투표 강행' vs '결사 저지'…분당으로 치닫는 국민의당

jaeckielee 2017. 12. 21. 18:42

 

 

안철수, 전당원투표 관철…바른정당과 합당 의결까진 '첩첩산중'

예상보단 수월하게 당무위 통과…반대파 "당헌 위반, 원천무효"

"연내 통합선언" vs '전당대회 저지"…양측 정면충돌 계속될 듯

 



(서울=연합뉴스) 김동호 설승은 기자 =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국민의당의 찬반 양측이 극렬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안철수 대표가 제안한 전(全)당원 투표 방안이 21일 우여곡절 끝에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.

이로써 안 대표는 통합을 위한 1차 관문을 무사히 넘겼다. 전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안 대표의 구상대로 진행되게 된 셈이다.

하지만 당무위 의결 과정에서 통합반대파들이 결사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데 이어 앞으로 투표 보이콧과 전당대회 저지 방침을 천명해 최종 합당 선언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.

현재 호남 중심 중심의 '통합개혁연대' 소속 의원들은 물론 중립파로 분류되는 김동철 원내대표까지 나서 안 대표의 통합 일방추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다.

양측의 이 같은 정면충돌 양상 속에 당 안팎에서는 '이미 분당열차가 출발했다', '합의이혼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'는 등의 관측이 점점 더 힘을 얻는 양상이다.

국민의당 당무위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통합 찬반 여부를 묻는 전당원 투표 개최 안건을 재석 위원 75명 중 45명의 찬성으로 가결 처리했다.

당무위에는 '친안'(친안철수)계가 다수 포진해있는 만큼 애초부터 전당원 투표안건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, 예상보다도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다는 평가가 나온다.

물론 당무위 회의에서는 통합파와 반대파가 뒤엉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.

회의 시작 직전 당 지도부가 갑자기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며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바람에 당무위원인 일부 국회의원들조차 회의장에 드나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, 이에 '비안'(비안철수)계 인사들이 거세게 항의했다.

안 대표 지지자들은 욕설과 함께 "대표를 우습게 아나, 당무위원 아니면 못 들어간다"고 고성을 질러 긴장감과 함께 '험악한'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.

안 대표가 입장할 때에는 지지자들이 '안철수'를 연호하며 세를 과시하는 모습도 보였다.

'일방적' 절차 진행에 불만을 품은 당무위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속속 회의장을 뜨는 모습도 포착됐다.

중립파로 분류되던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"전당원 투표로 통합 여부의 절차를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"면서 "지지기반이 이탈하고 있는데 외연을 넓히는 것은 속 빈 강정이지 무슨 의미가 있나"라고 일갈했다.

통합반대파로, 전당대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상돈 의원도 회의장을 나서면서 "의원 당적에 영향을 주는 것을 의원총회의 동의 없이 할 수는 없다"면서 전당원 투표 이후 통합 안건이 전당대회로 직행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.

안 대표가 당무위 의장으로서 사회자를 맡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.

안 대표가 전당원 투표 가결 여부에 대표직을 건 만큼 그가 사회를 보는 것은 분명히 제척사유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왔고, 이에 안 대표는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.

전당원 투표 안건이 당무위에서 통과되자 반대파 인사들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.

조배숙·유성엽·이상돈·박주현·최경환·장정숙·윤영일 의원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"통합 찬반과 관련한 당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전당원 투표 안건은 당헌 위반으로 원천무효"라고 주장했다.

이들은 "당무위원 다수는 표결 강행처리에 동의할 수 없어 퇴장했다"며 "당을 분열시키는 전당원 투표 거부 운동을 시작할 것"이라고 천명했다.

그동안 안 대표의 통합 논의에 힘을 실어온 김동철 원내대표조차 당무위 후 기자들과 만나 "이렇게 반대를 무릅쓰고 하는 일은 민주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"이라면서 "안철수 리더십에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"고 목소리를 높였다.

반대파는 앞으로 투표 보이콧은 물론, 통합 여부를 최종 의결하기 위한 안 대표 측의 전당대회 개최를 무산시키기 위한 실력 행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.

그러나 안 대표가 최고위원회와 당무위, 전당대회 투표권이 있는 대표당원 등 주요 의결기구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.

이에 따라 반대파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에 대한 불신임 총의를 모은 것을 토대로 의원총회를 재차 소집하고, 안 대표를 향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통합 저지를 위한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.

반대파의 선봉에 선 정동영 의원 등 호남 중진들은 22일 권노갑 정대철 상임고문이 소집한 동교동계 고문단 오찬회동에도 참석해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.